국제뉴스
"전 세계 전쟁 잔해의 20배" 막막한 가자 재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서 도시 재건을 위한 잔해 제거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으나,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규모 탓에 완전한 복구까지는 최소 수년에서 수십 년이 소요될 전망이다.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개발계획(UNDP)은 가자지구에 쌓인 전쟁 잔해를 약 6,100만 톤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18년간 전 세계 모든 전쟁에서 발생한 전체 잔해량의 약 20배 수준으로, 유엔은 대부분의 잔해를 치우는 기초 작업에만 최소 7년에서 10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 여파 속에서 지난 2년간 치운 잔해는 전체의 1.5%에 불과한 90만 7,000톤에 그쳤으며, 이 가운데 30만 톤가량만 도로나 임시 거주지 기반 등에 재활용됐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막막함도 상당하다. 가자시티 베이루트 거리에서 작업하는 유엔 엔지니어 아메드 알얀은 "숟가락 하나로 바다를 비우려는 기분"이라며 절망적인 심정을 전했다. 온종일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해도 주변에는 무너진 콘크리트와 철근 더미가 산처럼 남아 있어 진척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복구 속도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극심한 장비 및 물자 부족이다. 이스라엘은 중장비와 건설 물자가 군사적 용도로 전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가자지구로의 반입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이로 인해 가자 내부에서 가동 중인 중장비 상당수가 심각하게 노후화되어 있으며, 부품과 엔진오일 등 기초적인 유지·보수 물자마저 부족해 작업 도중 기계가 멈춰 서는 일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잔해를 무작정 밀어낼 수 없는 윤리적·안전적 문제도 복구를 지연시킨다. 무너진 건물 아래에는 약 8,000구에서 1만 구에 달하는 시신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유엔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과 협력해 유해가 있을 법한 장소를 우선 확인하며 신원 확인과 종교적 장례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땅속 불발탄 폭발 위험과 석면 등 유해 물질, 건물의 추가 붕괴 위험까지 겹쳐 현장 작업자들의 생명을 끊임없이 위협한다.
외신들은 가자지구의 잔해 제거 작업이 현대사에서 가장 거대하고 가혹한 전후 정리 작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비 반입 차단과 불발탄, 유해 수습이라는 삼중고가 겹쳐 초기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가자지구가 폐허를 딛고 최소한의 삶의 터전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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